아랫쪽에서부터 번지기 시작한 상사화 꽃불은
도솔천을 따라 올라가며 산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올해는 큰 비도 안오고 태풍도 없어서인지
꽃들이 다른 어느 때 보다도 더 예뻐 보였다.
어느 곳은 붉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했다.
너무 만개하니까 꽃들이 뭉탱이져서 차라리 조금 덜 핀 상태가 더 이쁠 것 같다.
꽃 속에서 넋이 반쯤 나간채 감탄사를 연발하며
너무나 행복해 하는 아내가 찍기놀이 삼매경에 푹 빠져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평일날 이른 새벽에
꽃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천국을 경험했다.
선운사 가는 길에 웃기는 일도 있었다.
아내와 둘이서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음악에 취해서 네비아가씨 말을 못듣고
정읍IC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아뿔사 그냥 지나치고 말은 것이다.
운전하는 나를 위해서 아내가 간만에 열심히 DJ 역할을 했더랬다.
아주 그냥 음악에 풍덩 빠뜨려버리는 바람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