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귀한 계절에 맨드라미가 제 세상을 만난 듯 독판을 치고 있다.
자연발아가 어찌나 잘 되는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점령해 버렸다.
맨드라미가 내 취향은 아니지만 해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줘서
은근히 기대도 되고 재미도 있다.
맨드라미는 프릴 아랫쪽 씨앗이 붙어있는 부분이 너무 보기 싫다.
씨앗이 서너 개씩만 붙어있으면 좋으련만......ㅋ
주차장 꽃밭에도 맨드라미가 한가득이다.
몇 년 전 맨드라미를 처음 심을 때 말고는 한번도 씨앗을 뿌린 적이 없다.
자연발아한 새싹을 호미로 무자비하게 긁어주면서 드문드문 남겨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노랗게 염색하고 빠글빠글 파마를 한 것 같다. ㅋ
얘는 굵은 파마?
무려 33Cm, 올해의 대갈장군이다.
두껍고 넓적한 줄기 위에 얹혀져 있다.
올해 우리 꽃밭에서 가장 예쁜 맨드라미로 선정되었다.
보기 싫은 씨앗도 거의 달지않고 조신하게 피어나서 봐줄만 하다.
얘는 2등~~
머리에 꽃 꽂았시요!
식물의 세계에도 조현병이 있는 걸까?
2층집을 지은 것도 있다.
새싹일 때부터 크는 모습이 당차고 예사롭지 않아서
뽑아내려다가 그냥 두었더니
마당 가운데에서 한 포기가 엄청 크게 자랐다.
키가 얼마나 큰지 150Cm 넘는 맨드라미 나무(?)도 있다.
좁은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것도 있고~~
꽃 중에 맨드라미처럼 자연발아가 잘 되는 꽃이 또 있을까?
푸대접을 해도 강인하게 버티는 끈질긴 근성이 가상하기도 하다.
자연발아한 하얀 페추니아와 어울린 맨드라미
텃밭에서도 땅따먹기를 하고 있다.
요즘은 조석으로 시원해져서 맨드라미 꽃길을 걷는 것이 참 좋다.
그나저나 강력한 태풍이 올라온다는데 걱정이다.
모두에게 피해주지 말고 얌전히 물러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