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은 금방 지나가려나?
첫서리가 11일에 내렸다.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살면서 올해처럼 서리가 일찍 내린 적은 없었다.
다행히도 된서리가 아니어서 꽃과 농작물에 냉해를 입히지는 않았다.
개울 건너 후배 선생님댁 지붕 위에 서리가 하얗게 내린 모습
해가 뜨자 금새 서리가 없어졌다.
서리가 오니 마음이 바빠졌다.
텃밭에 거둬들일 것들이 많은데
그 중에도 고추는 된서리가 오면 못쓰게 되기 때문에 고추부터 손을 댔다.
올해는 고추가 대박이 났다.
농약을 안쳤는데도 병충해가 별로 없어서 1년 먹고도 남을 만큼 수확을 했다.
풋고추도 얼마나 많이 열렸는지 남김없이 알뜰하게 거둬들였다.
매운 내가 진동하지만 용도별로 나눠 갈무리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 모른다.
조금 억센 고추는 부각을 만들기 위해 반으로 갈라서 씨앗을 빼고
너무 맵지않게 찬물에 하룻밤 담가놓았다가
튀김가루를 입힌다음 쪄서 말려놓았다.
애고추는 밀가루를 묻혀 찐 다음에 끄들끄들 말려서 냉동고에 저장했다.
난생 처음으로 '들깨보송이'라는 것도 만들어 보았다.
찹쌀풀을 여러번 입혀 건조시켰다.
가을에는 조금만 부지런하면 1년 내내 먹을 부식거리, 간식거리를 준비할 수가 있다.
창고에 쌓여가는 먹거리들을 보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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