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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밤바다가 아름다운 여수에서

by 달빛3242 2019. 11. 25.

11월 8일~9일


어디 못가서 안달이 난 3자매가 의기투합하여 여수 여행길에 올랐다.

그 먼곳까지 옆지기는 성실한 기사를 자처하며 기쁨조 역할까지 확실하게 책임져 주었다. 

덕분에 1박 2일 여수 시내와 향일암 관광을 즐겁고 행복하게 마칠 수 있었다.  


오동도로 가는 길이 오래전에 갔던 그 길과 영 딴판으로 변했다.

그 때는 끝없이 반복되는 이미자의 '동백꽃 피는 항구'라는 노래를

질리도록 들으며 바닷가 흙길을 걸었었는데

지금은 삐까뻔쩍한 포장길이 직선으로 휑하니 뚫려있다.


오동도까지 걷기 싫은 사람은 동백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오동도 동백숲에 간간이 피어있는 동백꽃이 반가워서 발길이 안떨어진다.

 

산책로도 산뜻한 데크길로 바뀌어 흙 밟을 일이 없어졌다.


육지 깊숙히 사는 사람들에겐 바다와 등대가 로망이다.

이렇게 좋은 날씨가 또 있을까 싶게 기가 막히게 좋은 날씨에 

하늘도 바다도 가장 아름다운 색깔로 빛난다.


이 늦은 계절에 지천으로 피어나 눈길을 사로잡는 꽃

 무슨 꽃인지 동백나무 짙은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연안에 떠있는 크루즈선을 배경으로 한컷 

역마살 낀 3자매들,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핀다.


열이틀 달이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창백하게 떠있다.

 달빛 속에 벚꽃 핀 정자를 상상하니 봄에 다시 와보고 싶어진다.  



작은 항구에 압도적으로 우뚝 솟은 호텔건물이 주변의 모든 것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버린다.

자칫 특징이 없는 평범한 건물일 뻔 했는데 살짝 곡선을 그린 건물의 외벽 때문에 멋스러워 보인다.  


오동도 산책을 마치고나서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위를 날았다.

케이블카는 오동도 입구 자산공원에서 돌산도까지 1.5Km에 이르고 운행소요시간은 13분이 걸린다.

케이블카를 타니 여수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야말로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다.




공원에서 일몰을 기다리며 주변 산책중 만난 동백꽃

지금 다 피어 버리면 봄엔 뭐하려고?


반들거리는 잎과 크고 두툼한 꽃이 동백의 매력인 것 같다.

우리집에서는 월동이 안되는 동백나무가 여수에서는 천지 빠까리다.


드디어 일몰의 시간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해는 아니지만 산이 낮아서 바다에 긴 낙조를 드리운다.


2010년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했던 여수여행 사진

그때만 해도 젊었었는데......


공원에 해가 지니 낮에는 볼 수 없었던 글자가 나타난다.

'넌 알수록 좋아진다. 사랑해, 여수'


'넌 알수록 좋아진다. 사랑해, 여보' ㅎㅎㅎ


저녁노을이 황홀하게 불타고 여수는 낮보다 훨씬 찬란해진다.




여수는 역시 밤바다

누군가의 노래처럼 아름다운 여수 밤바다에 취한다.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나폴리보다 몇배는 아름답다.


달빛 아래 정자의 조명이 환상적이다.


공원에서 늦게까지 아름다운 풍경 속에 푹 빠져있다가

늦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저녁식사는 횟집에서 풍성한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해결하고

무인텔이라는 데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다음 날은 향일암으로~~


향일암 반야문, 공손히 머리숙여 지나고~


바닷가에 자리한 아담한 암자 향일암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 도량으로 손꼽힌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금오산을 둘러보고

이곳이 거북이 모양의 천하명당임을 알고 사찰을 창건했다고 한다.


거북이 몸통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암자에서 바라보니

아랫쪽으로 거북의 머리모양이 내려다 보인다.


암자 앞쪽에 있는 커다란 반석 위에는 '원효스님 좌선대'라고 쓰인 팻말이 놓여있다.

누가 봐도 좌선하기에 딱 좋은 평평한 바위가 바다를 향하고 있다.




관세음보살을 뵈러 가는 길

한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바위 사이로 미로 같은 좁은 길이 이어져 있다.




사진 찍을 때는 저 비닐봉지가 안보였는데 ㅎㅎ



향일암 관람을 마치고 여수 최고의 맛집으로 소문난 황소게장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게장 한병씩 사서 귀가길에 올랐다.


이번 여행은 친정언니가 여수 밤바다도 보고, 케이블카도 타보고 싶다고 해서 여수로 정했는데

이틀 동안 날씨도 쾌청하고, 구경도 잘하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워서 너무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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