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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꽃 이야기

밀잠자리와 참개구리 - 2011년 7월 29일

by 달빛3242 2012. 3. 9.

 

요즘은 마음이 온통 손자한테 가 있어서

꽃들을 돌보는 일에 많이 소홀해졌다.

손자 보러 아들네 집에 왔다갔다 하느라

오랫동안 방치하다시피한 오두막집에 돌아와 보니

연못에 못 보던 손님들이 와 있다.

밀잠자리와 참개구리다.

 

 

밀잠자리는 올해 처음 본다.

전에는 이곳 산골 마을에서 제법 눈에 띄었었는데

해가 갈수록 개체수가 줄고 있어 요즘은 귀한 존재가 되었다.

 

 

어렸을 적에 밀잠자리는 거의 잡아본 적이 없다.

고추잠자리나 다른 잠자리들은 잘 잡혔는데

요놈은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 버렸다.

잠자리를 잡으면 꽁지를 조금 잘라내고 풀대궁을 꽂아

시집 보낸다면서 날려보내곤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잔인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그 땐 왜 그랬을까?

 

 

내가 어렸을 적엔 참개구리가 참 많았었다.

풀섶을 지나가노라면 발등에 오줌을 찍 깔기고 도망가기도 했었고

논에도 한 가득이어서 봄날 밤이면 개구리들의 연가로 시끄러웠었다.

막대기로 때리면 발을 쪽 뻣고 기절하기도 했었다.

시골에 살면서 어린 시절에 이런 경험 안 한 사람은 아마도 없을 듯 싶다.

나는 왜 그렇게 무고한 생명들에게 잔인한 짓을 했을까?

죽을 때 까지 속죄하며 살아도 부족할 것 같다.

 

 

'낭만깨구락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큰 참개구리다.

거의 두꺼비 수준이다.

마법에 걸린 왕자님일까?

 

잠자리와 개구리를 보면서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