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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중남미 여행 - 페루⑫ <사막투어>

by 달빛3242 2012. 3. 26.

(2010년 8월 22일)

 

물개섬 관광을 마치고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 이카로 이동했다.

이카의 외곽에는 와까치나라는 오아시스 마을이 있어 사막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높은 모래언덕이 아름다운 오아시스를 둘러싸고 있는 와카치나는 참으로 환상적인 곳이었다.


도로가에는 이상한 모양의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사막을 달리는 샌드카라고 했다.

우리 일행은 샌드카 몇 대에 나누어 타고

안전벨트를 단단히 맨 다음에 모래 언덕으로 올라갔다.

샌드카는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출발하더니

잠시 후 무서운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굉음과 함께 모래 바람을 일으키며

급경사의 모래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하기도 하고

모래 언덕 정상에서는 점프를 하며 튀어올랐다가

내리막 길에서는 아래로 곤두박질 칠 것 처럼

전 속력으로 사정없이 질주했다.

경사가 심한 모래언덕을 옆으로 달릴 때는

차가 뒤집어질 것만 같아 아찔아찔하고 겁이 났다.

불쌍한 아내는 겁에 질렸는지 눈을 꼭 감고 어쩔 줄 몰라했다.

샌드카의 굉음과 함께 우리 일행의 비명이 뒤섞여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장난감 같이 생긴 조그만 자동차가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장사였다.

 

샌드카는 한참을 곡예운전으로 우리들의 혼을 쏙 빼놓더니

샌드보드를 탄다며 우리를 모래언덕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샌드보드 하나씩을 나누어 주었다.

 

현지인 조교를 따라 보기만 해도 아찔한 급경사의 언덕으로 올라갔다.

샌드보드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며

조교가 샌드보드 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보드에 납짝 업드려 몸을 밀착 시키고 손잡이를 꽉 잡은 다음

발로 속도를 조정하면서 타는 거라고 했다.

모두들 조금 망설이다가 한 명씩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보드 바닥에 양초칠 까지 해서 그런지 순식간에 쌩 하고 날아갔다.

 

다시 샌드카를 타고 점차 난이도가 높은 언덕으로 옮겨가며 모두 3번을 탔다.

3번 째는 거의 절벽 수준으로 경사도 심하고 훨씬 높은 곳이었다.

그야말로 스릴 만점의 짜릿한 경험이었다.

어른들 보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참 좋아할 것 같았다.

 

사막 투어를 마치고 나니 옷 꼴이 말이 아니었다.

운동화 속에도 호주머니 속에도 모래가 잔뜩 들어갔는데

입자가 너무 고와서 잘 떨어지지도 않았다.

 

와카치나 사막의 오아시스다.

모래산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너무 아름답다.

 

바람이 그린 그림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풍경이 한없이 신비스럽고 고요해 보인다.

모래 언덕에는 샌드카가 요동치며 달렸던 흔적만이 뚜렷하게 남아있다.

 

 

 

사막투어를 모두 마치고 나스카로 이동했다.

이카에서 나스카까지는 버스로 4시간이 걸렸다.

 

나스카의 MAJORO호텔

부겐빌레아꽃이 지붕을 뒤덮고 있다.

중남미 여행 중 가장 맘에 드는 호텔이었다.

스페인 점령 당시 점령군의 관리가 사용했던 집을

호텔로 개조했다고 한다.

호텔 안에는 잉카 시대의 진품 유물이 상당히 많이 진열되어 있었고

정원에는 갖가지 꽃들이 피어있어 투숙객들에게 많은 볼 거리를 제공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