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5일
새벽 5시에 갠지스강으로 출발했다.
바라나시는 어둠과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어서
가까이 있는 것들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
새벽이라서 날씨가 무척 추웠다.
이른 시간인데도 길거리에는 꽃과 따뜻한 차를 파는 상인들로 북적였다.
가이드가 짜이라는 차를 한 잔씩 사줘서 마시긴 했는데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건물 옆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노숙자들이 수도 없이 눈에 띄었다.
맨 바닥에 모포 한 장을 두른 채 추위를 견뎌내고 있었다.
갠지스강에 다다르니 오리들은 아직 잠에서 덜 깬듯 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보트는 갠지스강을 노 저어갔다.
관광객을 태운 보트들이 짙은 안개 속으로 떠가는 게 아련히 보이고
삐그덕거리는 노 소리와 물결 소리에 섞여
빨래하는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꿈결처럼 들려왔다.
얼마 쯤 가니 돌에 빨래를 내리치는 모습이 어둠 속으로 희미하게 보였다.
어둠이 걷히기도 전에 불가촉천민의 고달픈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한참을 보트를 타고 가다가 우리 일행은 강가에 보트를 대고 내렸다.
서서히 어둠이 걷히면서 갠지스강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곳곳에 시신을 화장하는 가트(화장터)가 있었고
대나무 들것에 실려온 시신들이 여러 구 보였다.
어느 가트에서는 시신을 화장하느라 연기가 피어 오르는 곳도 있었다.
한 줌의 재로 변한 유골은 어머니의 강 갠지스에 뿌려진다.
갠지스강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한데 뒤섞여 흘러가고 있었다.
인도가 아니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광경이었지만
가트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하기 때문에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었다.
가트 순례를 마친 다음에 바라나시 미로거리로 들어섰다.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서 길을 잃으면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 좁은 미로거리를 어떻게 들어왔는지
커다란 덩치의 소들이 길을 막고 있어서 빨리 걸을 수도 없었고
길 바닥에는 소똥이 널려있어서 밟을까봐 땅만 보고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별로 경험하고 싶지않은 시간이었지만 인도를 깊이 이해하는 데는
바라나시만한 데가 없는 것 같다.
'바라나시를 보았다면 인도는 다 본 것이다.'
라는 말이 맞는 말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갠지스강 새벽 투어를 마치고 호텔에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고
요가 체험을 했다.
실크 공장에 가서 실크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살펴보았다.
실크 짜기에 한 평생을 바친 장인의 솜씨는 참으로 놀라웠다.
말려있던 실크를 펼쳐서 보여주는데
할아버지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늬가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완성된 실크제품을 파는 곳이다.
스카프가 가장 인기리에 팔렸다.
나도 지인들에게 선물할 스카프를 여러 장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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