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천불동은 투루판시에서 45km 떨어진 화염산 계곡 서쪽 낭떠러지에 조성된 불교석굴사원이다.
천불동에는 83개의 동굴이 있고 그 중 40개의 동굴에 벽화가 남아 있다.
투루판에 현존하는 석굴중 제일 크고 벽화의 내용도 가장 풍부하다고 한다.
천불동은 남북조시대 후기인 6세기에 시작되어
고창회골국의 전성기인 9~11세기에 대부분 만들어진 고창국 불교예술의 진수다.
12세기 이후 고창회골국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천불동은 버려졌고
20세기 들어 고고학자들에 의해 재발견 되었지만
일부 이기적인 고고학자들이 벽화 등 문화유산 상당수를 훼손시켰다고 한다.
모든 동굴을 다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7~8군데 정해진 곳만 개방을 하고 있는데
동굴 내부의 사진촬영은 허용이 안 되기 때문에 외부의 모습만 카메라에 담았다.
벽화가 있는 동굴로 가기 위해서 산중턱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야 했다.
한때 투루판 최고의 불교성지였지만 동굴 안의 벽화들은 거의가 훼손되어 온전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긁히고 뜯긴 것도 모자라 흙칠까지 자행한 모습을 보니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들 벽화 중 일부는 영국과 독일 그리고 일본의 박물관에 가 있고
일부는 옮기는 도중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몇 점은 일제 강점기 때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보관되던 것이
해방과 함께 그대로 남아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남아있다고 한다.
화염산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어떻게 이런 동굴을 만들고
화려한 벽화로 치장을 했는지 그저 놀랍기만 했다.
종교적 신심이 웬만해서는 불가능한 역사일 것이다.
자물쇠가 채워진 채 문이 굳게 닫혀있는 동굴도 있었다.
그 속에는 무엇이 있길래 아무에게나 안 보여 주는 걸까?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미에 궁금증을 참느라고 혼났다.
천불동은 동굴의 벽화도 훌륭하지만 자연경관도 뛰어난 곳이었다.
개방이 불허된 동굴 앞에서 늙은 악사가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
우리가 있는 곳이 평지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화염산 천길 벼랑 위에 있는
천불동에서 가장 넓은 공터이다.
남아있는 벽화만이라도 잘 보존이 되기를 바라면서 발길을 옮겼다.
화염산
천불동에서 버스를 타고 트루판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바라본 화염산의 모습이다. 화염산은 말 그대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산이라는 뜻이다. 이름만으로도 뜨거운 열기가 확확 끼쳐오는 것 같다. 이곳은 여름철 최고 기온이 50℃에 육박하고 지표면의 온도는 80℃까지 올라가는 중국에서 가장 더운 곳이라 한다. 오죽하면 날아가던 새가 구이가 되어 떨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끈질긴 생명력의 낙타풀 조차도 화염산의 열기에는 살아남지 못하는지 풀 한 포기 없이 완전 민둥산이다. 화염산은 투루판 분지 가장자리에 있는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산으로 표면에 골이 깊게 패여 있어서 마치 불길이 하늘로 치솟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서유기> 영화를 촬영했다고 한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 일행이 서역으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길에 화염산의 불길 때문에 고초를 겪는 사건의 무대로 등장하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파초선으로 불을 껐다는 손오공과 삼장법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곳도 있었는데 버스가 너무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사진도 못 찍었다. 화염산은 완전히 차창관광이었다. 일정을 앞당겨 무리하게 소화하려니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저녁 식사는 생일을 맞은 친구가 있어서 생일파티까지 겸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위구르족 여인들이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전통복장을 입혀주고 여왕 대접을 해 주었다. 양고기 바베큐가 특식으로 나왔는데 생각 외로 맛이 있었다. 여행하는 내내 중국 음식을 잘 먹지 못했었는데 양고기는 내 입맛에 맞았다. 위구르 사람들의 생일 축하 방식인지 주인공 친구에게 우스쾅스러운 치장을 해주었다. 이어서 위구르 여인들은 멋진 전통춤 공연으로 우리를 매료시켰다. 생일을 맞은 친구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우리 모두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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