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실크로드

실크로드-투루판 교하고성

by 달빛3242 2012. 8. 22.

6월 25일

 

아침 8시에 기상해서 10시에 호텔을 나섰다.

오늘 일정을 어제 많이 줄여놨기 때문에 시간이 널널했다.

악명 높은 트루판의 무더위 속에서 어떻게 관광을 하나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도 구름이 양산을 펼쳐주었다.

이틀이나 흐린 날씨가 이어지다니 트루판에서는 드문 경우라고 했다.

40도 이상 되는 기온이 어떤 것인지 체험하는 기회는 놓치고 말았다.

용광로 같은 트루판의 더위를 체험하는 것도 잊지못할 추억이 될텐데......

 

먼저 교하고성으로 향했다.

교하고성은 투루판시에서 서쪽으로 1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두 하천사이에 치솟은 벼랑 위에 세워진 천혜의 요새로

기원전 250년부터 차사왕국의 수도였던 곳이라 한다.

30m의 벼랑 위에 세워진 도시의 길이는 1,650m, 폭은 300m에 이른다.

고성 안에는 현장법사가 머물렀다는 사원, 불탑, 관청, 감옥과 민가의 흔적 등이 남아 있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갖추어져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진행되어온 사막화 현상 때문인지 하천은 흔적만 남아있고 모두 말라있었다.

 

교하고성 모형도 앞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귀담아 듣고 있는 착실한 친구들의 모습

 

 

 

 

 

 

 

 

끝없이 펼쳐진 옛 성터의 잔해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진 진흙더미처럼 보였다.

옛사람들의 흔적도 부귀영화도 모두 다 진흙 속에 묻혀버리고

쓸쓸한 기운만이 감도는 이런 풍경을 보고있노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교하고성은 흙벽돌로 축조한 고창고성과는 달리

절벽 위의 평지를 깎아서 파 들어가며 만든 성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고창고성보다 보존상태가 좀 나았고 관리도 더 철저하게 하는 것 같았다.

 

 

 

 

 

모래만 있는 것 같지만 성벽의 틈바구니에서 풀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오직 낙타만이 먹는 풀이라 하여 낙타풀이라 불리는 풀이다.

물 한 방울 없는 척박한 사막에서 어떻게 생명을 부지하는지

끈질긴 생명력에 경이로움까지 느껴지게 하는 식물이다.

낙타풀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주 작은 잎이 붙어있고

줄기에 온통 긴 가시가 뾰족하게 나있다.

사막에 달리 먹을 풀도 없어 낙타는 어쩔 수 없이 이 풀을 먹어야 하는데

가시에 찔려 입안에 고이는 피를 삼키며 사막을 건넌다는 슬픈 이야기는 마음을 아리게 했다.

 

길가에 낙타풀이 고성처럼 허물어져 가면서도

낙타의 핏방울인양 붉디붉은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낙타풀이 없었다면 과연 실크로드가 가능했을까 생각된다.

 

 

 

 

 

대승사

계단의 배치가 우리의 사찰과 비슷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힘이 남아 도는지 친구들 모두가 밝고 씩씩하다.

아무래도 역마살이 낀 체질들인가 보다.

 

실크로드 교역의 요충지에 자리잡았던 교하국의 천년 영화가 허무하게 사라진

교하고성을 누비며 성터 끝까지 걸었다.

성벽 끝에 다가서니 아찔한 절벽이 나타났다.

절벽 아래쪽에는 푸르름이 넘치는 밭도 있고 백양나무가 줄지어선 모습도 보였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오아시스를 숨겨놓고 있기 때문일 거라는

어린 왕자의 이야기가 자꾸만 맴돌았다.

 

아찔한 절벽 가장자리에서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을 텐데도

여유있게 웃어주는 센스쟁이 친구들

 

 

 

교하고성은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토성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더 이상 허물어지지말고 부디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