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카레스?
실크로드 여행을 계획하면서 실크로드에 대한 사전 지식을 익히기 전까지는
카레스가 무엇인지 처음 접하는 생소한 단어에 불과했었다.
세상에 그런 무지막지한 수로가 있었다니!
카레스는 트루판 지역으로부터 30~40Km 떨어진 천산산맥의 만년설로부터
물을 끌어오는 지하수로를 말한다.
지상으로 수로를 낸다면 조금은 쉬웠겠지만 천산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물이 아무리 많은 양이라고 해도 대부분 증발해 버리기 때문에
이곳 위구르족 선인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수하며 지하수로를 만든 것이다.
2,000여 년 전부터 개발해온 대규모 고대 수리시설인 카레스는
트루판 전역에 거미줄처럼 뻗어있으며 총 길이가 5,000Km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니까 트루판은 자연의 오아시스라기보다는 인간이 만든 인공 오아시스인 셈이다.
자연의 역경에 맞서 이룩한 인간승리라고나 할까?
카레스는 중국에서는 만리장성, 남북대운하와 함께 3대 불가사의중 하나라고 한다.
카레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니 물길이 흐르고 우선 시원해서 살 것 같았다.
가이드의 설명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부동자세로 열공중인 친구들
카레스는 변변한 장비도 없이 거의 맨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카레스의 일부를 개방하여 보여주었는데
이 물이 메마른 사막 뿐인 투루판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사막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물이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천산으로부터 지하로 개척한 수로 모형이 만들어져 있다.
카레스는 수맥을 찾아 우물을 파고 지하에서 우물과 우물을 수로로 연결했다.
깊은 땅 속에 수로를 낸다는 자체가 무모하고 힘든 일이지만
트루판이 지대가 낮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카레스를 보면서 인간의 능력이 참으로 경이롭게 느껴졌다.
시간이 남아서인지 가이드는 일정표에 없는 소공탑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소공탑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진 소공탑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탑으로
높이가 44m에 이르는 원형탑이다.
소공탑(蘇公塔)은 술레이만(蘇來滿: 소공)이 자신의 아버지인 애민호자(額敏和卓)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777년에 세운 탑이라고 한다.
위구르족인 애민호자는 투루판 지역을 침공한 청나라에 항복하고
청나라 장군이 되어 옛 고국인 준가리제국과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다.
이후 이슬람교도들이 독립을 외치며 반란을 일으켰을 때도
그의 아들인 술레이만과 함께 반란을 진압하는 수훈을 세웠다.
청나라 건륭 황제는 준가리제국을 없애는데 큰 공을 세운 애민호자에게
투루판을 대대로 다스릴 수 있는 군왕 권한을 부여하였다.
애민호자 군왕 일가는 청나라 말기까지 6대 9인이 세습하여
178년 동안 왕위 권세를 누렸다고 한다.
애민호자를 중국에서는 위대한 명장으로 추켜 세우고 있지만
위구르족 입장에서는 민족을 배반한 장수이자 매국노인 셈이다.
우리가 단체사진을 찍은 이 광장은 해발 0m라는 표시판이 있었다.
'나도 찍어 주세요.'
광장 앞의 해바라기 한 송이가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해준다.
흙벽돌을 쌓아서 축조된 이슬람풍의 소공탑은
꽃무늬를 비롯한 여러가지 기하학적 무늬가 무척이나 독특하고 아름다웠다.
소공탑 왼편에는 아슬람 양식의 무덤들이 많이 있었다.
이곳에는 이슬람 사원도 있어서 이슬람교도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소공탑 관람을 마치고 포도농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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