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손자를 보러 갔다.
3주 전에 아내가 장난감을 가지고 저글링을 하다가
실수로 손자의 머리에 떨어뜨렸었다.
화가 잔뜩 난 손자가 제 할머니한테 달라들어서 얼굴을 마구 꼬집고 할켰었는데
손자는 지금까지도 가끔씩 그 때 떨어뜨렸던 장난감을 가지고
머리에 콩콩 때리는 흉내를 내면서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손자한테 또 꼬집히겠구나 걱정했는데
다행이 요놈이 제 할머니를 용서했는지 착 달라붙었다.
다리를 벌리고 아장아장 걷던 녀석이 어느새
장난감 상자를 밀면서 종횡무진 날쎄게 달려다닌다.
발 뒷꿈치를 살짝 들고 달려서 발소리가 크게 나지는 않지만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요란해서 아랫집에 피해를 줄 것 같았다.
아랫집에서 연락이 오기 전에 매트를 깔기로 하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반드시 서글픈 것만은 아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손자의 재롱은
나이가 들어야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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