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올해는 다른 어느 해 보다도 봄이 더디게 찾아왔다.
섬진강변에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즐기고 온지 2주가 지나서야
오두막집으로 가는 도로가의 벚꽃이 만개했다.
벚꽃이 피면 으례 4차선으로 뚫린 새 길을 마다하고
구 도로로 해서 오두막집에 오간다.
4차선 도로가 새로 뚫린 뒤로는 이토록 아름다운 꽃길이 많이 한적해져서
천천히 운전하며 여유있게 벚꽃을 즐기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아파트에서 오두막까지는 보통 35분 정도가 걸리지만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그 보다 3~4배의 시간이 더 걸린다.
가다 쉬고 가다 쉬고를 반복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것이다.
대청호 맑은 물은 골짜기마다 깊숙히 들어차서
아련히 꽃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대청호를 끼고 있어서 더 아름다운 길
건너편 산에는 벚꽃보다 한 박자 늦은 산벚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다.
눈물나게 아름다운 계절이다.
저 멀리 오두막집으로 가는 벚꽃길이 보인다.
날씨가 많이 흐려서 산뜻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벚꽃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바위 절벽 위에는 진달래꽃이 한창이다.
진달래꽃은 개화 기간이 길어서 벚꽃이 피기 훨씬 전부터 피어났는데도
질 줄을 모른다.
늦게 핀 벚꽃은 어느새 꽃잎이 흩날리는데......
산불이 난 듯 타오르는 진달래꽃
푸른 하늘이 배경이 되었어야 하는데 아쉽다.
오두막집 가는 길은 온통 꽃 천지다.
전국에 이렇게 아름답고 한적한 길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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