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넓지도 않은 텃밭에 17종류나 되는 다양한 채소들을 심었다.
유기농이랍시고 짓는 농사라서
벌레하고 반반씩 나누어 먹는 형편이지만
그런대로 반찬 걱정도 덜 수 있고
우리가 먹을 만큼의 열매 채소들도 얻을 수 있다.
'당구삼년음풍월'이라는데
텃밭을 가꾼지 10년이 넘었지만 농사 기술이 늘지도 않고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방울토마토가 긴 장마에 물을 잔뜩 먹고
쩍쩍 갈라져 있다.
토마토는 키는 많이 컸는데 열매는 적게 달려있다.
게다가 벌레도 먹고, 갈라지고, 썩어서 먹을만한 것은 1/3정도다.
고추는 왕대박이다.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고추를 청결하게 말리기 위해서 작은 건조기를 주문해 놓은 상태다.
수박은 크기가 턱없이 작아도 당도는 높다.
장마통에 익은 참외는 별로 맛이 없고
너무 많이 열려서 썩어 나가는 게 더 많다.
마당에서 저절로 자란 개똥참외는 장마통에 익었어도
텃밭 참외보다 훨씬 맛이 좋다.
텃밭에서 수확한 것들이다.
참외가 커서 수박이 작아보이는지
수박이 작아서 참외가 커보이는지
아무튼 수박은 너무 작고
참외는 너무 크다.
마트에 진열된 것들에 비해서
한없이 보잘것 없지만 그래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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