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땅을 정리하면서 돌이 너무 많이 나왔다.
옛날에 살던 사람들이 돌담으로 썼던 돌과
땅 속에서 나온 돌이 합해져서 처치 곤란한 지경이 되었다.
천지 사방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돌을 포크레인으로 한 곳에 모아놓고 보니
산더미 같았다.
어떻게 처리할까 고심하다가
정리하는 차원에서 돌탑을 쌓았던 때가 벌써 14년 전의 일이다.
내가 큰 돌을 옮겨 기초를 하고 아내가 틈틈이 돌탑을 쌓기 시작했다.
거의 한 달 동안 돌탑 3개를 완성하면서 아내는 입술에 물집이 생기기도 했다.
처음에는 돌탑이 모양도 예쁘고 빈틈이 별로 없었는데
세월이 가면서 균열이 생기고 모양도 많이 일그러졌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 공든 탑이 허무하게도 한 순간에 와르르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탑이 있던 자리에는 새 오두막집을 짓기 위해서 터를 닦고있는 중이다.
무너뜨리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다.
텃밭 사진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던 나의 돌탑들
마침내 거대한 포크레인이 위력을 과시했다.
툭 건드리니 견고하던 돌탑이 맥없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쌓을 때는 한 개 한 개 정성들여 쌓았는데 무너뜨리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돌탑'에서 원래의 '돌무더기'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돌무더기에서 일부의 돌은 나중에 다시 탑을 쌓으려고 골라놓았고
나머지는 움푹 패인 곳을 메꾸는데 쓰였다.
집터를 돋우기 위해 마사를 받아서
돌은 이내 마사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수선화의 작별인사를 받으면서 돌탑은 그렇게 떠나가고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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