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을 이기고 듬성듬성 살아남은 고구마를 수확하는데
유난히 세력이 좋은 한 포기가 사방으로 굵은 줄기를 뻗치고 있는게 보였다.
주변에 있던 고구마묘가 가뭄에 고사하고 혼자서 거칠 것 없이 맘껏 자라난 것이다.
고구마 한 포기에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고구마가 달려있는지 궁금하여
문화재 발굴하듯이 조심스럽게 흙을 헤쳐보았다.
한 포기에 이렇게 많은 고구마가 달려있을 줄이야!
사방으로 뻗은 줄기마다 크고작은 고구마가 줄줄이 매달려있다.
줄기를 떼어내니 땅 속에 묻혀있던 고구마들이 적나라하게 그 모습을 나타냈다.
길쭉길쭉한 고구마들이 재미있는 모습으로 땅에 박혀있다.
개인적으로 둥근 모양의 고구마 보다는 길쭉한 고구마를 선호하는데
거의가 모양이 길쭉하고 쪄 먹기에 딱 좋은 크기다.
한 포기에서 캐낸 고구마가 거의 1박스가 될 정도로 많은 양이 나왔다.
작은 것 까지 모두 세어보니 82개다.
여태까지 고구마 농사를 지은 것 중에 최고의 다산왕이다.
오랜 가뭄이 지속되던 지난 날
아침 저녁으로 물 주느라 애쓴 수고로움을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는 기분이다.
수확의 기쁨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보기가 귀해서 행운의 꽃이라는 고구마꽃이 딱 한 줄기에서 피어났다.
이 또한 반갑고 축복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