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작은손자의 두 돌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세월의 빠름을 느끼기도 하지만
부쩍부쩍 커가는 손자들을 볼 때 더욱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게 된다.
너무 작게 태어나 배냇저고리가 코트 같았었는데......
작은손자는 큰손자에 비해 애교도 많고 고집도 세고 독립심도 강하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려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대견하다.
생일날 내복 팻션이라니!
새 옷을 입히려고 해도 끝내 말을 듣지않고 고집을 부리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내복바람으로 생일잔치를 치러야 했다. ㅎㅎㅎ
동생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큰손자의 표정이 영 밝지 않다.
생일잔치를 하기 전부터 "빈이는 몸이 안 좋아요."하면서 잘 웃지도 않았다.
작은 손자가 케익 위에 얹혀진 딸기를 집어 입으로 가져가자 큰손자가 소리쳤다.
"애기야, 딸기 먹지마, 상했어!"
제철이 아니라서 딸기가 오래된 것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사진 찍을 때는 웃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에 억지로 웃고 있는 작은손자
큰손자가 괴로워하고 있는 표정이 역력하다.
아, 우리 큰손자! 울음보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그래도 동생 생일이라고 큰손자가 끝까지 고통을 참아내며 포즈를 취해주고 있다.
괴로워하는 큰손자 때문에 생일잔치를 간단하게 서둘러 끝내야 했다.
큰손자는 잔치 끝나자마자 곧바로 먹은 것들을 다 토해냈다.
그리고는 금새 밝은 얼굴로 바뀌면서 이렇게 말했다.
"빈이 이제 몸이 괜찮아졌어요."
내내 큰손자가 걱정이 되었는데 참으로 다행이었다.
사랑스런 손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