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시골집을 찾은 손자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곤충이다.
집이 참나무가 많은 산자락에 위치해 있어서 장수풍뎅이를 비롯한
여러가지 곤충들이 밤이면 활개를 치고 날아다닌다.
특히 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가 올해는 자주 발견된다.
외등을 켜 놓으면 하루밤에도 장수풍뎅이가 2~3마리씩 날아들기도 한다.
날갯짓 소리가 크다 싶어서 나가보면 장수풍뎅이다.
예년에는 한 두 마리 정도 눈에 띌 정도였는데 올해는 개체수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장수풍뎅이 한 쌍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관찰하고 있는 손자들
멋진 뿔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자태가 어른이 보아도 신기하고 멋진 곤충이다.
위풍당당한 장수풍뎅이 수컷에 매료된 듯한 손자들의 진지한 표정이 귀엽기만 하다.
채집통에 여러 종류의 곤충을 잡아넣고 관찰삼매경에 빠진 손자들
곤충은 많은데 채집통이 너무 작아 곤충들 간에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사슴벌레의 가위질로 어떤 놈은 목이 잘려진 것도 있다.
그래서 통 큰 아들이 엄청 큰 채집통을 새로 사왔다.
흙을 조금 채우고 곤충들이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작개비까지 넣으니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었다.
평수가 넓은 아파트로 이사 온 곤충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흙 속에 몸을 숨기기도 한다.
곤충들은 집만 좋아진게 아니라 먹이까지도 격상되었다.
그동안에는 곤충들의 먹이로 과일 부스러기나 오이를 넣어줬었는데
곤충전용 젤리를 넣어주니 요놈들이 맛있는 것은 알아가지고 너무나 잘 잡순다.
나도 못먹는 고급 제리를 곤충에게 먹이다니 요놈들 호강단지다.
곤충해설사로 나선 큰손자
"얘들은 야행성이기 때문에 밝으면 땅 속으로 들어갔다가 어두워지면 나와요."
"야행성이 뭔데?"
"밤에 움직이는 거지요."
곤충책을 보면서 많은 것을 꿰고있는 큰손자가 기특하기만 하다.
채집통 속의 곤충들은 손자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손자들과 같이 모두 자연으로 돌려보낼 참이다.
손자들을 위해서 계속 키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애벌레를 보는 일은 너무나 끔찍하다.
우리 손자 뭘 그렇게 열심히 만드시나?
짜잔, 사슴벌레 완성이요!
자연에서의 관찰효과가 이런 작품을 탄생시켰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1> (0) | 2017.08.10 |
---|---|
손자들과의 주말 (0) | 2017.07.29 |
작은손자 삐짐 (0) | 2017.07.26 |
설악산, 동해안에서 7.15~7.17 (0) | 2017.07.25 |
울진 죽변항에서 (0) | 2017.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