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막지한 폭염 속에 백일홍꽃이 만개했다.
사람들은 무더위로 가장 힘들게 보내고 있는 계절인데
꽃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 찬란한 빛을 뿜어낸다.
그래서 무더위가 아무리 심한 날에도 하루에 몇 바퀴씩 꽃밭을 맴돈다.
보라색을 좋아하여 침실 옆에 가까이 심은 보랏빛 백일홍
나무마다 분홍색의 농도가 조금씩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다.
키가 제일 큰 진분홍 백일홍나무
우리집 뒷쪽 암자에 계신 부처님이 내려다 보신다.
탐스럽게 핀 꽃덩어리를 살펴보면
수국처럼 작은 꽃송이들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뭉치면 살고 아니, 뭉치면 예쁘고 흩어지면 안 예쁘다.
백일홍꽃 한송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여섯 개의 꽃잎이 엉성하게 붙어있다.
한송이씩 떼어서 보면 썩 이쁜꽃은 아니다.
프릴이 많이 잡혀있는 여리디여린 꽃잎은
강한 햇볕에 금방이라도 마를 것 같은데
어떻게 시들지도 않고 멀쩡하게 수많은 날들을 견디어내는지 의문이다.
흰색 백일홍나무가 딱 한 그루 있는데 분홍색 백일홍나무의 씨앗에서 발아한 것이다.
백일홍은 자연발아가 잘 되는 나무이다.
아무리 그래도 분홍에서 흰색이 나오는 건 신기하다.
우리 동네에 흰색 백일홍나무는 한 그루도 없는데 참 희한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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