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트레킹 첫날, 아침에 눈을 뜨니 아직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아름답고 청아한 새소리가 감미롭게 들려왔다.
우선 커튼을 열고 날씨부터 첵크, 기가 막히게 좋은 날씨에 기분이 한껏 업되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호텔 밖으로 나갔다.
오, 이렇게 아름다운 알프스 마을에 와 있었다니!
어제 밤에 도착해서 볼 수 없었던 풍경이 아침 햇살 속에 환하게 빛나고 있는 것이었다.
알프스의 비경을 뒤로 하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는
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다.
예쁜 꽃으로 장식된 아담한 카페의 창가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초원 위에 자리잡은 그림 같은 집들이 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하루 일정이 시작하기 전에 둘러본 산악마을의 모습은 너무나 깨끗하고 한적했다.
세체다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20여분 달려 오르티세이 마을의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갔다.
케이블카를 두번에 걸쳐 탑승하고 저 멀리 아찔하게 보이는 세체다 산장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드디어 우리 부부가 꿈꿔왔던 이태리 알프스 돌로미테 트레킹이 시작된다.
해발 2,500m의 세체다 산장에 도착하니 신세계가 눈 앞에 나타났다.
왼쪽으로는 깎아지른 듯 수직절벽을 이룬 오들러 산군이 장엄하게 솟아있고
오른쪽으로는 야생화가 흐드러진 드넓은 초원이 천상의 화원인 듯 펼쳐져 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였다.
오들러 산군 맞은편에는 멋진 암봉인 싸소롱고와 싸소피아토가 사이좋게 솟아있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절경 아닌 곳이 없어 감탄사가 연신 터져나왔다.
스마트폰으로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풍경을 담기에 여념이 없는 옆지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아니고 행복했노라! ㅎㅎ
세체다 산장을 뒤로 하고 오들러 산군 쪽을 향하여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세체다 정상에 세워진 예수상을 올려다 보며~~
얼마나 강한 힘으로 밀어부쳤기에 저렇게 하늘 높이 수직으로 솟구쳐 오른 것일까?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오들러 산군의 장엄한 모습에 압도되어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어디서 이런 비현실적이고 경이로운 풍경을 또 만나랴.
그냥 주저앉아 오랫동안 마주하고 싶은 마음 간절했으나 일행들의 속도에 맞출 수 밖에.
우리 일행들이 저만큼 앞서 가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천으로 깔려있는 야생화에 빠져버렸다.
아우, 아우를 연발하면서 이리 찍고 저리 찍으면서
마음 속에 각인시키다 보니 일행과 또 멀어졌다.
이 순간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더없이 좋은 날씨 속에서 멋진 산봉우리와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세체다 트레킹은 완전히 내 취향이었다.
나만 꽃에 빠졌나 하고 둘러보니 다행스럽게도 혼자가 아니었다.
일행중 꽃에 빠진 몇몇 분들이 뒤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는 하루 종일 머물러도 좋으련만.....
신세계에 빠져 일행들과 뒤쳐져 있다가 달려가서 합류하고,
또 뒤쳐져 있다가 합류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커다란 입을 한껏 벌리고 있는 것 같은 오들러 산군의 암봉
어떤 힘에 의해서 이렇게 높이 치솟았을까?
세체다 트레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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