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선생님
그 동안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공부의 신’이라는 연속극이 막을 내렸다.
나는 잘 보지 않았지만 아내가 보는 것을 오다가다 봐서 대충의 내용을 알고는 있었다. 결말이 어떻게 나는지 마지막 회는 제대로 한번 보고 싶었다. 좋은 결말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내용이었다. 거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라는 것이었다.
30여년을 교단에 서면서 나는 과연 기억에 남는 선생님였을까 자문을 해보면서 반성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지난 2월 16일, 종업식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교실 정리를 하면서 학년 마무리가 다 끝나갈 즈음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두 명이 교실 문을 두드렸다.
누군가 하고 문을 열고 보니 모르는 아이들 같았다.
“선생님, 저 소희예요.”
“저는 혜인이예요.”
반갑게 인사를 한다.
자세히 보니 10년 전에 천동초등학교에 근무할 때의 제자들이었다.
3학년 담임을 하면서 가르친 아이들이었는데 아직도 얼굴에는 3학년 때의 귀여운 모습이 남아 있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어엿한 숙녀로 자란 제자들이 무척 대견해 보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물었다.
“너희들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누구였지?”
“전혀 기억이 안 나요. 그래도 선생님은 기억하잖아요.”
6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을 기억하지 못하는 대신에 3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을 기억한다는 사실로 미안함을 때우려는 듯 했다.
나는 지금도 초등학교 6년간의 선생님들 성함을 모두 기억 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안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니 서운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를 기억하고 찾아와준 것에 기분이 좋기도 하였다.
‘기억에 남는 선생님’...... 일 년의 화두를 이것으로 정해야겠다.
신학년을 맞이하여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되는 선생님,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권 재정립을 위한 교권신장 방안' 토론회 참석 (0) | 2012.05.30 |
---|---|
교사가 본 교권 신장 방안 (0) | 2012.05.22 |
성과금, 이대로 괜찮은가? (0) | 2012.04.25 |
교원평가에 대한 나의 생각 (0) | 2012.01.28 |
학부모 공개수업의 허와 실 (0) | 2012.01.28 |